연속경기 홈런 세계新비결 뭘까
《“저렇게 뚱뚱한 몸으로 어떻게 운동을 하나.”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롯데 이대호(28). 그에게 몸무게에 관한 질문은 금기다.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괜히 더그아웃의 분위기만 망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공식 가이드북에 기재된 그의 몸무게는 10년째 100kg. 그랬던 그가 최근 연속 홈런을 때리면서 “내 몸무게는 135kg”이라고 실토했다. 키가 193cm로 큰 편이지만 그의 몸은 한눈에 보기에도 육중하다. 그 몸으로 연일 홈런을 펑펑 때려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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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근육량 일반선수보다 월등… 엄청난 파워,스윙 유연하고 간결
팔 길어 바깥쪽 볼도 OK…과체중에 무릎-발목부상 잦아 “겨울에 살 뺄것”
○ 골격근육량은 최상위급
2001년 투수로 입단할 당시 이대호는 키 192cm에 몸무게 100kg이었다. 굵은 하체에 비해 상체는 일반인 수준인 불균형한 체형이었다. 더구나 어깨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한 이듬해인 2002년 그는 무릎 연골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롯데 감독이었던 백인천 씨가 “선수의 몸이 아니다”라며 무리하게 훈련을 시킨 탓이었다. 몸이 아파 운동을 제대로 못하면서도 먹는 건 그대로이니 몸무게는 30kg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재활 과정에서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에 상체에 근육이 붙으면서 육중한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근육질 몸매로 변신한 것이다. 구단이 측정한 골격근육량(관절을 움직이는 근육량)에서 이대호는 135∼140%(이대호와 똑같은 나이와 키, 몸무게를 가진 일반인의 평균 골격근육량을 100%로 볼 때)를 기록했다. 보통 다른 선수의 골격근육량(125% 안팎)과 비교해도 아주 높은 수치다. 장재영 롯데 트레이닝코치는 “골격근육이 워낙 좋다 보니 엄청난 파워를 낼 수 있다. 배가 좀 나와 둔해 보이지만 지구력과 순발력을 고루 갖춘 근육질 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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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현재 몸무게가 괜찮은 것만은 아니다. 체중 때문에 이대호는 시즌 내내 허리와 무릎, 발목에 잔 부상을 달고 산다. 이대호와 장 코치는 “현재 체중에서 10∼15kg 줄이면 이상적인 몸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두 사람은 2005시즌 뒤 양산 통도사와 괌 전지훈련에서 체계적인 식이요법으로 16kg 정도를 줄인 적이 있다. 이대호는 “안 아프고 오래 야구하려면 살을 빼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겨울에 본격적인 살 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