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는 미국 실물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약한 형태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채권의 만기도래 자금 및 조기상환 자금으로 2∼10년물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를 ‘약한 형태’의 정책으로 보는 이유는 채권 보유 잔액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본원통화 잔액의 변화가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두 번 연속 금리인상을 할 경우 공격적 인상이라는 우려를 심어줄 수 있는 데다 최근 해외부문의 경제전망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9월 금리인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해외 여건에 좌우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은 없겠지만, 선진국 경제성장세는 재정 건전성 제약, 재고 축적 사이클의 일단락으로 상당 기간 둔화될 수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내수성장에 의한 세계 경제성장이 확인될 때까지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다. 미국 FRB의 양적완화 정책 재개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효과가 단기간에 가시화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미 FRB는 17일부터 국채 매입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이 조치로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한국은행은 9월부터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 있겠지만 금융 불안이 이어진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재개 시점도 한참 뒤로 지연될 수 있다.
미 FRB의 양적완화 정책 재개 선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와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 등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원화 약세, 주가 하락, 기준금리 인상 지연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기 둔화 우려가 진정될 때까지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다.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낙폭 과대주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기존 주도주 중 최근 가격 조정이 심하게 진행된 종목의 경우 단기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7월 산업생산, 설비가동률, 경기선행지수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