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일간지 “새로운 불법거래… 美, 일단 눈감아”
북한이 노동자들을 몽골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하면서 이들의 임금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계좌로 직접 받는 새로운 형태의 불법거래를 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파산한 북한의 새로운 불법거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적으로 파산한 독재국가 북한이 새롭게 시도하는 불법거래의 주된 형태는 바로 육체노동자의 수출”이라며 그 근원지가 몽골이라고 전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평양 당국의 허가를 받아 북한 노동자들의 노임을 평양으로 직접 송금하는 한 공증인 사무소를 예로 들었다. 몇 주 전까지 6명의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저렴한 임금으로 울란바토르에서 일을 했고 이들의 임금은 곧바로 독재 권력의 금고로 송금됐다는 것. 이들이 떠나자 다른 북한 근로자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현재 자원개발을 통해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몽골은 인구가 270만 명에 불과해 외국 근로자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 따라서 군대식으로 잘 훈련된 북한 노동자들은 매우 이상적인 존재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은 도로 및 건물 공사, 대형 중장비 운전같이 고된 일을 잘하고 무엇보다 몽골 또는 중국 노동자들보다 임금이 싼 게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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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정부는 더 나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중개 업무에까지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칭기즈그룹의 초그타게렐 회장은 최근 평양을 방문해 내년부터 북한 노동자들을 재수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신문은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는 새로운 제재조치를 준비 중인 미국은 몽골의 수교국이면서도 북한과 몽골의 노동자 거래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며 이는 향후 북핵 협상이 재개됐을 때 아주 유용한 흔치 않은 대화 채널을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