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등 20, 30대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곳에 일본식 카레 전문점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상권이 가장 발달한 홍익대 앞에는 ‘아비꼬’(사진) 등의 일본식 카레 전문점이 20곳 가까이 들어서 있다. 전문점은 단순히 카레를 파는 식당에서 벗어나 각종 일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 제공 아비꼬
‘(인도식) 커리’는 지고 ‘(일본식) 카레’가 뜨는 시대. 최근 일본식 카레를 즐기는 20, 30대 젊은층이 늘면서 이들이 주로 찾는 서울 시내에 일본식 카레집이 부쩍 늘었다. 종로 학원 거리를 비롯해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앞,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등에는 아예 ‘일본식 카레집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정도다. 모두 최근 1년 사이에 생긴 변화다.
○ 홍익대, 대학로를 물들인 ‘일본식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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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일본식 카레 클러스터로 꼽히는 홍익대 앞에는 이미 20곳에 가까운 일본식 카레 전문점이 들어섰다. 그 대부분은 ‘문화’를 강조한다. ‘아비꼬’와 ‘옐로 후쿠오카’의 경우 가게 한 곳에 ‘슬램덩크’ ‘코난’ 등 일본 만화를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도서관’을 만들었다. 요코하마 카레 체인점으로 알려진 ‘파쿠모리 카레’에는 카레를 먹으며 일본 음악이나 클래식 등을 들을 수 있게 테이블 앞에 1인용 CD플레이어를 설치했다. 아비꼬 관계자는 “점원 대부분이 일본어로 인사를 하고, 붓글씨로 직접 쓴 간판을 내걸었다”며 “5감을 느끼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까다로운 젊은층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카레에 ‘문화’를 얹어 먹는 젊은이들
홍익대 앞과 달리 대학로는 ‘공간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내부를 일본식 다다미방으로 꾸며 실제 일본에서 카레를 먹는 느낌이 들게 한 ‘카레카레’가 대표적이다. ‘인도이웃’의 경우 음식은 전부 일본식 카레지만 가게 이름부터 인테리어까지 다른 것은 전부 인도식으로 꾸며놓아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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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카레 전문점은 대부분 북적거리는 서울시내 한복판에 있다 보니 평일에도 300명 가까이 손님이 몰린다. 주말에는 500명을 넘기는 곳도 있다. 남성보다 일본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거나 일본 드라마에 빠진 여자 손님이 더 많다. 진양호 경기대 관광대학원 외식조리학 교수는 “스마트폰, 인터넷 블로그 등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여성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트렌드”라며 “드라마나 해외여행, 어학연수 등 과거 ‘일본’에 대한 경험을 카레를 통해 소비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