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이재오’의 관계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관계와 닮은꼴이 될 것이다.”
8·8개각에 대한 비판에 나선 민주당 내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관계를 두고 이 같은 부정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푸틴 총리는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뒤 총리가 되면서 ‘실질적으로 메드베데프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상왕(上王)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나이나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경력을 감안하면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내정자도 푸틴 총리가 그랬듯 ‘상급자’(김 총리 내정자)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물론 직제상 특임장관은 총리의 지시를 받는 자리다. 특임장관은 대통령의 은밀한 ‘오더’뿐만 아니라 총리의 ‘대외 정무실장’ 역할도 일부 맡는다. 각종 정부 행사에서는 총리를 수행하기도 한다. 현행 정부 조직법에 따르면 특임장관은 대통령이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를 맡거나 대통령의 명을 받아 총리가 특별하게 지정하는 일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실 정치의 역학구도로 따져볼 때 ‘김태호-이재오’의 실질적 역학관계는 직제상과는 다를 것이라는 게 야권의 전망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라디오에 출연해 “특임장관이 개헌, 대북문제 등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