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카이 공안위장 밝혀… 국정원 “우린 요청 안해”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카이 위원장은 3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자민당의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 씨의 헬리콥터 탑승과 관련해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유람여행이었다”고 답했다. (김 씨의 방일과 관련해) 한국 측으로부터 이런저런 조건과 요구가 있었고, 김 씨를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관광여행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카이 위원장은 “김 씨가 영원히 아무 곳도 관광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디선가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김 씨가 방일한 지난달 22일 나가노(長野) 현 가루이자와(輕井澤)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별장에서 도쿄시내 호텔까지 헬리콥터로 이동시켰다. 일본 측은 경호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40여 분이나 걸려 도쿄의 주요 관광포인트를 유람했다. 관광헬기 탑승의 경우 시간당 비용이 약 87만 엔(약 1180만 원)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도 김 씨가 머물렀던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 동안 국빈급 대우를 해 국민의 반발을 샀다. 한국과 일본 왕복에 1000만 엔이 넘게 들어가는 전세기를 띄우고, 전 총리의 별장과 도쿄의 최고급 호텔을 숙박 장소로 제공하는 등 격에 맞지 않는 대우를 했다는 것이다. 언론사마다 일본 정부가 김 씨에게 쓴 경비 추정액은 달랐지만 산케이신문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총지출은 약 3000만 엔으로 황장엽 씨 방일 때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김 씨의 일본 내 ‘헬기 유람’을 한국 정부가 요청했다는 나카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국정원이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소식통도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