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이기자” 축구선수들 여름나기 백태
축구 선수들 얘기다. 선수 시절 강철 체력으로 유명했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도 “한여름에 경기장에 들어서면 평소보다 그라운드가 두 배는 커 보였다”며 “압박이 심하고 공수 전환이 빨라진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법. 선수들은 폭염이란 적에 맞서 어떻게 여름나기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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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인 게 ‘보양식형’. 프로축구 서울의 3인방 이승렬 정조국 최효진은 대표적인 보양식 애호가다. 차세대 대표 공격수 이승렬은 산삼 마니아다. 산삼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박찬호(뉴욕 양키스)가 꾸준히 보양식으로 애용했을 만큼 운동선수들에겐 보편적인 보양식. 이승렬의 경우 아버지 친구가 심마니(산삼 캐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라 질 좋은 산삼 수급에도 걱정이 없다. 스트라이커 정조국은 여름만 되면 한약을 찾는다. 최근 탤런트 김성은 씨와 결혼을 한 뒤엔 사랑까지 듬뿍 담긴 한약을 먹고 있다. 수비수 최효진은 오리고기와 보신탕으로 건강을 챙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보신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면 더위가 싹 가신다는 게 그의 설명. 유병수(인천) 김동진(울산) 등도 알려진 보양식 애호가다.
‘영양제형’도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K리그 최고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는 김병지(경남)가 대표주자. 그는 “나도 20대엔 보양식을 즐겨 먹었는데 30대 이후엔 먹기 편하고 속에 부담도 없는 영양보조제를 찾게 됐다”며 웃었다. 몸 관리 잘하기로 유명한 박주영(모나코)과 이영표(알 힐랄)도 비타민 등 영양보조제를 애용한다.
○ 수면? 음악 감상? 아니면 이열치열
“잠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수면형’도 있다.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은 여름만 되면 낮잠 자는 시간을 늘린다. 이정수(알 사드)나 이동국(전북)도 마찬가지. 김정우(광주)는 “원래 수면 시간이 많은 편인데 여름엔 더 규칙적으로 자고, 틈틈이 잠잘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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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맞서는 ‘이열치열형’도 있다. 사우나, 찜질방 등을 찾아 피로를 푸는 선수들이 이 유형. 구자철(제주) 황재원(포항) 조원희(수원) 등은 더울수록 오히려 체력훈련 시간을 늘려 땀을 빼며 여름을 이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