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걸 의원은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동료의원 4명과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세미나 참가비용을 AT&T,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회사에서 지원받았다. 랭걸 의원은 기업후원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윤리위원회는 인정하지 않았다. 윤리위 결정이 나온 3월 랭걸 의원은 세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와 별도로 윤리위는 수입 누락, 원유회사에 대한 세금혜택 등 다른 규정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2년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의원들이 세금이나 기업후원으로 외유성 해외시찰을 하는 것은 미국에선 상상하기 힘들다. 의원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의 범주도 정해져 있다. 연간 100달러 한도 내에서 50달러 미만짜리만 가능하다. 고가의 펜이나 크리스털은 받을 수 없고 야구모자, 티셔츠는 된다. 기업 리셉션에서 식사도 할 수 없다. “너무 심하다”는 여론이 일자 2000년 ‘리셉션 예외’ 규정이 생겨 도너츠 커피 감자칩은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런 분위기이니 해외세미나 비용을 기업에 부담시킨 랭걸 의원의 행위는 중간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정도의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