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하반기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는 최악의 엘니뇨 현상(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던 시기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엘니뇨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으나 문제는 뒤이어 라니냐 현상(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7∼1998년에도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빠르게 전환된 적이 있었고, 당시 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고통을 받았었다. 최근 해수면 온도 및 기압 변화를 감안하면 올해도 엘니뇨에서 라니냐로의 전환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경우 높은 기온과 가뭄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최근 가뭄을 겪고 있는 호주 러시아 미국 등이 밀 최대 생산국가라는 점에서 향후 밀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 농무성 자료에 따르면 내년 수확기에도 전 세계 밀 생산량이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1년도 밀 생산량은 이번 수확기 이후 파종 시기인 9∼10월 기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를 포함한 사료용 곡물도 올해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료용 곡물 중 65%를 차지하는 것이 옥수수인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옥수수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상의 정황들을 감안할 때 곡물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이번 해에 작황이 나쁘면 다음 해를 위한 비료 수요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올해도 ‘작황 부진에 따른 곡물 가격 반등, 비료 수요의 증가’가 나타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비료 업종의 강세가 기대된다.
한편 곡물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이로 인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야기되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유가가 70∼80달러 수준이므로 옥수수 수요는 순수 사료용이 대부분이다. 하반기에 애그플레이션의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