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정두언과 가까운 총리실 간부가 野에 자료 제공”정두언-박영준 파워게임에 친박 핵심 이성헌까지 가세김유환-신건 “사실 아니다”
재선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이 의원의 주장은 여권 내부에서 야당을 매개체로 ‘파워 게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불을 지핀 것이다. 당사자들은 즉각 사실 관계를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여권 주류 진영의 ‘파워 게임’이 친박계까지 맞물린 이전투구로 번지는 양상이다.
○ 이성헌, 정두언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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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의원은 “정 의원이 (야당에) 자료 전달을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김 실장)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해석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본다”며 정 의원과 김 실장을 함께 조준했다. 특히 김 실장을 겨냥해 “국정원에 있을 때 요직을 거쳤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악성 음해하는 문건을 만드는 팀에 관계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신 의원에게 전달해 권력 싸움을 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 김유환 “법적 조치 취하겠다”
김 실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발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이 의원의 기자간담회 발언은 면책특권 적용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최대한 이른 시일에 법적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의 발언과 달리) 나는 국정원 시절 서울시를 출입한 적도 없고, 당시 정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며 “민주당 신 의원과도 국정원 재직 중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신 의원도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이런 주장을 해야 이목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안 그래도 국민이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불신하는데 이런 짓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내가 국정원장을 할 때 김 실장은 간부가 아니어서 함께 일했다고 할 수 없다”며 “총리실 항의방문 때 (김 실장이) 안내를 하기에 그때 본 게 전부일 뿐, 최근에 만나거나 연락한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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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발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정운찬 총리에 대한 친박계의 견제설이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친박계가 김 실장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TF’를 주도적으로 맡아 박 전 대표에 대한 ‘뒷조사’를 한 인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지만 친박 진영은 김 실장을 공격해 박 전대표의 여권 내 잠재적 경쟁자인 정총리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실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자기(이 의원이)가 모시는 주군(박 전 대표)이 (정 총리와) 잠재적 경쟁자 관계라고 생각해서 그런지”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친이계 내 ‘정두언 그룹’과 ‘박영준 차장 라인’의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계산이라는 시각도있다. 표적으로 삼은 김 실장이 정의원과 가까운 만큼 박 차장 라인과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 실장이 총리실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박 차장의 견제가 심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김 실장은 박 차장과의 관계에 대해 “(과거 갈등설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니까. 지금은 아무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여기엔 친박계 핵심인 이 의원이 친이계 핵심인 정 의원과 평소 불편한 사이라는 점도 한몫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의원과 정의원은 같은 호남 출신인 데다가 지
역구도 서울 서대문갑, 을로 인접해있지만 그동안 공천 등을 둘러싸고서로 날을 세워 왔다. 당내에선 정의원이 먼저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내자 이 의원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전대에 나섰다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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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