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좀 알려주지”… 애꿎은 기자에게 푸념
《의료면에 ‘워터쿨러 토크’ 코너를 신설합니다. 워터쿨러는 사무실에 있는 정수기를 말합니다. 정수기 앞에서 직원들이 물 한잔, 커피 한잔을 들고 회사나 동료들의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주고받는 풍경이 ‘워터쿨러 토크’입니다. 동아일보 의학팀은 이 코너를 통해 보건의료정책의 숨은 파장, 병원과 의사들 이야기 같은 뉴스 뒤 여록(餘錄)을 전해드립니다. 마치 친한 동료와 수다 떨듯 피식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속이 후련한 이야기가 월요일 아침마다 찾아갑니다.》
건보공단의 연구용역 표절 문제는 2008년 국정감사 때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지적했던 사안. 당시 심 의원은 “2006년 의뢰한 용역보고서가 같은 해 12월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자기 표절이나 세금 낭비 아닌가”라고 질의. 건보공단은 그 직후 단행본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판매수익금도 회수하는 등 사후 조치를 취했는데도 경 회장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심 의원이 제기했던 문제를 아직도 건보공단이 해결하지 않고 있다. 연구용역을 하는 사람들을 비호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가”라고 비난한 것. 뒤늦게 사실관계를 알게 된 경 회장은 “왜 기자들이 미리 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나”라며 엉뚱한 푸념.
의료계에서는 정형근 이사장의 건보공단이 가짜 환자로 돈을 버는 의사들의 오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부당청구 관리시스템(FDS)’을 도입하겠다고 하자 의협이 코너에 몰린 끝에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고 해석.
영리병원 발언, 서울대병원장에 비난 쇄도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9일 성명을 내고 정희원 신임 서울대병원장이 ‘국가병원장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
노조는 정 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6일)를 통해 “서민들을 위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놓고 동시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영리병원은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 노조는 “의료민영화는 의료비 폭등을 초래해 서민들이 더는 병원에 올 수 없게 만들 뿐”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영리병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기획재정부의 찬성론과 보건복지부의 반대론이 워낙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사안이라 서울대병원장의 불가피론은 그만큼 인화성이 클 수밖에 없는 발언. 게다가 정 원장은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최상의 진료를 모든 시민에게’라는 모토로 서민 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보라매병원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이 더더욱 표적이 되는 양상.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 지난해 3월 새 병원을 개원하면서 이름도 ‘강남성모병원’에서 ‘서울성모병원’으로 바꿨지만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새 브랜드가 자리를 잡지 못해 고민.
최근 탤런트 박용하 씨의 자살 뉴스가 쏟아졌을 때도 대부분의 기사가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이라고 옛 이름을 사용해 병원 관계자들이 비상. 심지어 기사 중엔 ‘강남구 성모병원’으로 쓴 경우도 있었다고. 이에 병원에서는 전담인력까지 투입해 실시간으로 이름 바로잡기 e메일을 보냈는데 3일 내내 수백 통의 e메일 공세를 펼친 끝에야 70% 정도가 ‘서울성모병원’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는 후문.
임성규 홍보팀장은 “탤런트 장진영 씨가 위암으로 사망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유명인이 올 때마다 병원 명칭이 가장 신경 쓰인다”고 토로.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