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국내 첫 교신… 7년간 1만3000여 개 원격명령지름 13m 안테나, 적도상공 3만6000㎞로 명령 전달카메라 영상 해상도 위해 영하 243도 극저온상태 유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일 ‘천리안’과 국내 첫 교신을 시도한다. 위성운영센터의 안테나동 옥상에 설치된 지름 13m짜리 송수신용 안테나는 관제실의 명령을 전파로 바꿔 상공 3만6000km에 떠 있는 천리안에 쏘아 올린다.
5일 오후 10시 10분(한국 시간) 천리안이 최종 목표궤도에 안착하면서 아스트리움 측의 역할은 사실상 끝났다. 10일 아스트리움 파트리크 에스쿠루 관제팀장이 ‘다음 교신은 항우연에서 하라’고 알리는 순간부터 천리안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우연이 쫓아야 한다. 연구원 16명이 교대로 24시간 관제실을 지킨다.
천리안이 소화해야 할 원격명령은 1만3000여 개. 김 팀장은 “첫 원격명령은 천리안의 전압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위성이 태양전지판에서 전력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임무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험 운용 기간인 올 연말까지는 하루에 최소 10개씩 천리안에 원격명령을 올려 보낼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가기상위성센터와 해양위성센터가 요청한 영상 정보용 원격명령도 포함된다.
○ 위성의 한쪽에만 태양전지판 달아
5일 오후 10시 10분 최종 목표궤도에 무사히 진입한 천리안. 천리안은 적도 근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상공에 떠 있다.
그런데 천리안에 달린 기상용 카메라는 영하 243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가 유지돼야 영상의 해상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양 팀장은 “기상용 카메라 바로 아래에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쿨러를 달았다”면서 “쿨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기상용 카메라가 달린 쪽에는 태양전지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신 ‘전자 팽이’라 불리는 자세제어용 바퀴를 달아 위성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다.
‘탑재체정밀접속구조물’도 천리안에만 있다. 이 구조물은 기상관측용 카메라와 해양관측용 카메라가 영상을 찍느라 렌즈를 움직일 때 생기는 진동을 상쇄시킨다. 이 밖에 연구진은 태양을 수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태양전지판을 하루에 한 바퀴씩 돌리는 모터의 진동으로 영상이 흔들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해양관측용 카메라가 한반도 주변 해역을 촬영하는 30분 동안은 모터를 멈췄다가 다음 30분간 2배의 속도로 태양전지판을 돌리도록 설계했다.
○ 2호는 위성 2개로 개발해 2017년 발사
프랑스 아스트리움과 공동으로 사실상 천리안의 관제 업무를 시작한 항우연 통신해양기상위성(천리안) 관제실. 10일부터는 항우연이 관제권을 모두 넘겨받는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은 천리안과 달리 위성 2개로 나눠 개발된다. 또 통신 안테나 대신 황사 등 대기오염을 감시할 환경 탑재체가 실린다. 양 팀장은 “기상위성 1기와 해양·환경위성 1기를 개발해 각각 2017년과 2018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메라의 성능은 2배 이상 향상된다. 기상 탑재체의 경우 미국의 차세대 기상관측위성인 GOES-R에 사용할 카메라와 동일한 모델이다. 항우연은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에 67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대전=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