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그룹 출신 ‘우에하라’쉘 위 댄스 출연 ‘다케나카’KBS ‘도망자’에 캐스팅‘도요하라’도 ‘나쁜남자’ 출연■ 日서 촬영-배우 캐스팅… 한류 기획 드라마 러시
9월 방영될 KBS2 드라마 ‘도망자’에 캐스팅된 일본 배우 우에하라 다카코. 1990년대후반 인기를 누린 여자 아이돌그룹 ‘스피드’ 출신으로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사진 제공 도망자에스원문전사
일본 여성 아이돌그룹 ‘스피드’ 출신의 배우 우에하라 다카코(27)와 배우 코미디언 가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케나카 나오토(54)가 9월 말 첫 방송을 하는 KBS2 드라마 ‘도망자’에 캐스팅됐다. 도망자는 ‘추노’를 히트시킨 곽정환 감독과 천성일 작가가 다시 손을 잡은 드라마로 탐정이 미스터리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6·25전쟁 때 사라진 거액의 돈을 발견해낸다는 줄거리의 로맨틱 코믹 탐정물이다. 이 드라마에서 우에하라는 일본의 톱 가수로서 탐정 역의 비(본명 정지훈)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조연급 역할을 맡는다. 다케나카는 우에하라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그는 한국에서도 히트한 일본 영화 ‘으랏차차 스모부’ ‘쉘 위 댄스’ ‘스윙 걸즈’ 등에서 개성 있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도망자’ 제작사인 도망자에스원문전사의 노영락 제작PD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데다 일본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를 비롯해 중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촬영하는 ‘글로벌 드라마’여서 자연스럽게 일본 배우를 섭외했다”며 “앞으로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 배우들도 캐스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요하라 고스케
일본 배우들이 한국의 안방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데 대해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일본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반감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지룡 문화평론가는 “일본 배우들의 한국 드라마 출연은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돼 한국 시청자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며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국내 젊은층 사이에서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은 사라졌지만 한국이 약자의 입장일 경우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최근 일본 드라마 ‘괴물군’에서 괴물로 출연하자 일부 누리꾼이 “흉측하다” “선수활동만 했으면 좋겠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 그 사례다.
일본 배우들의 한국 TV 진출이 앞으로 한류와 같은 영향력을 갖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억이 없는 젊은 세대는 미국 배우를 보듯 일본 배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한류는 일본 중년여성의 환상에 존재하는 이상형을 한국 배우들이 충족시켜줬기 때문에 가능했으나 반대로 한국인이 일본 배우로부터 채울 수 있는 특정한 정서적 결핍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