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제 시행 첫날… 파업 결의한 기아차 소하공장 가보니■ 강경한 사측“노조간부 숙소-車도 반납, 거부하면 소송제기 검토”■ 기로에 선 노조지도부 “활동 위축되지 말라” 일선에선 ‘파업 선봉’에 불만
1일 경기 광명시 소하동 기아자동차공장 정문 옆으로 ‘전임자 임금 금지 반대’ 등 노조 측 요구사항을 담은 깃발과 현수막이 빽빽이 걸려 있다. 이날 기아차 노조가 16일까지 파업을 유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장은 평상시처럼 정상 가동됐지만 노사 간의 긴장감은 높아가고 있다. 광명=김재명 기자
○ 200여 명 ‘무급휴직’ 조치
기아차 노조는 유급 전임자 181명을 이날부터 19명으로 줄이고, 노조 전임자로서 급여를 받을 사람들의 명단을 회사 측에 알려야 하지만 이를 거부했다. 노조 전임자 대부분도 생산 라인에 복귀하지 않고 기존에 하던 대로 조합 활동을 했다. 소하동 공장과 화성 공장에서는 대의원을 소집해 “조합에서 책임질 테니 흔들리지 말고 대의원 활동을 계속하라”고 설득했으며, 노조 측은 회사에서 제안한 이날 특별교섭 협상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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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사측은 차량과 아파트를 반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냈으나 노조는 차량과 아파트를 1일에도 그대로 사용했으며, 김성락 노조위원장도 회사 측이 제공한 ‘모하비’로 출근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량과 아파트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벌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일반 조합원들은 ‘온도 차’
노조 지도부의 강경한 태도와는 달리 이날 공장에서 만난 기아차 일반 조합원들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수출 선적을 담당하는 이모 반장은 “기아차가 모처럼 판매가 잘돼 현대자동차를 따라잡으려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손발이 묶여선 안 된다”며 “회사가 잘나갈 때 더 많은 성과를 내야 나중에 더 많은 것을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생산직 근로자는 “5월 하순부터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는 바람에 수십만 원의 수당이 날아갔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중도실리 성향 계파인 기아노동자연대 소속이라고 신분을 밝힌 강모 조합원은 “금속노조가 전임자 문제로 싸우려면 국회에서 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기아차를 선두로 내세워 파업을 벌이려 하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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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사 간 긴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당장 파업이 벌어지기보다는 노사 양쪽이 당분간 ‘명분 쌓기’에 주력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아차 노조는 2∼7일 각 공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규탄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광명=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