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 넣고 진 경우 29경기 중 단 2번전술 여유있게 펼 수 있어 절대 유리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1-4로 진 뒤 “선제골을 갑작스럽게 허용한 뒤 준비한 전술(선수비 후역습)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사령탑이 경기에서 패한 뒤 가장 많이 한 말이 “선제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졌다”는 것이었다.
○ 선제골 넣고도 역전 당한 경기는 단 2경기
○ 선제골 허용 뒤 모험적 전술이 패인
한국은 4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3승 2무 2패)을 제외하면 원정 월드컵에서 1승 5무 9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선제골을 넣은 경기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전(1-3 역전패)이 유일하다. 이길 수도 있었지만 하석주의 퇴장으로 선제골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봤을 때도 선제골은 그만큼 중요하다. 선제골의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술적 유리함으로 설명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각 팀이 최소 3가지 종류의 전술을 준비하고 나온다. 선제골은 그 시나리오의 첫 단추”라며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준비했던 작전을 제대로 펼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도 “먼저 실점한 팀은 전술적 제한을 받는다. 반면 선취 득점한 팀은 훨씬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며 “전술 제한을 받는다는 것은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한 전술을 버리고 위험을 감수하게 되면서 다시 실점의 위기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
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