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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맹형규]전자정부 국산 기술, 세계인을 돕는다

입력 | 2010-06-22 03:00:00


많은 사람이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를 좋아한다. 오페라 ‘리콜레토’ 가운데 ‘여자의 마음’ 같은 아리아나 ‘Time to Say Goodbye’ 같은 대표곡을 듣고 있노라면 그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덕분에 전 세계 팬이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를 계속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알다시피 그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럼에도 악보를 읽고 작곡을 하며 심지어 오페라에 출연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한국산 점자 컴퓨터 때문이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점자 컴퓨터로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과 메일로 소통하며 체계적인 오페라 준비를 한다. 바로 그래서 안드레아 보첼리는 “한국의 컴퓨터 기술이 내 삶을 바꿨다”고 말한다. 그가 한국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러 나라 컴퓨터를 써 보았지만 한국 제품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안드레아 보첼리뿐만 아니다. 루게릭병으로 손가락 두 개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역시 한국산 음성합성기를 통해 의사를 소통한다. 이유는 역시 한국산 소프트웨어가 가장 우수해서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편리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 한국의 세계적 브랜드인 전자정부 서비스 역시 소통과 연결을 통해 국민적 삶의 편리와 기회를 진작시켜 준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외국 국적 결혼이주자도 8월부터 배우자 주민등록등본에 함께 기재하거나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받을 때 신청서를 쓰지 않고 전자패드에 서명만 하면 되는 것도 전자정부 서비스의 진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현재 결혼이주 여성 중 국적 미취득자는 12만6000여 명. 이들은 가족으로 함께 살면서도 배우자 주민등록등본에 나타나지 않는 ’투명인간‘ 신세로 여러 불이익을 감수했지만 국가정보화와 전자정부 시스템으로 이제 그런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베트남 다문화가정 화상상봉’도 바로 이러한 연결과 소통 확장의 한 예다. 행안부와 베트남 정보통신부는 5월 제1차 정보화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화상상봉 실시에 상호 협의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3만5000여 명의 결혼이주자를 베트남 현지 가족과 화상으로 연결함으로써 이민자의 국내 정착과 정보화를 효율적으로 지원함과 동시에 국가브랜드(국격)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한국은 1948년 8월 15일 건국과 함께 미국의 정부행정시스템을 도입하여 조국 근대화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제 한국의 차세대 행정시스템(Korea e-Government)이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192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해 23일 전자정부대상을 수상한다. 건국 63년 만의 경사요, 행정 시스템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자정부 서비스는 우리 국민의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예처럼 지구촌 모든 시민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러한 비전과 세계 1위 전자정부 강국의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유엔과 공동으로 개도국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추진할 것이다. 에콰도르 전자통관시스템 등 올 상반기 전자정부 수출액은 7296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수출액 667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대한민국 전자정부 서비스는 앞으로 보다 많은 안드레아 보첼리나 스티븐 호킹이 나오도록 기회의 문을 활짝 열 것이다. 그리하여 지구촌 행복 건설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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