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진 손 통해 전염… “냄새 나고 간지럽다 말겠지” 방심 금물사우나-공동탈의실 조심… 치료제 3, 4주 이상 꾸준히 발라야
땀띠나 발진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진단은 무좀이었다. 평소 직장 동료들에게 ‘민폐 김 대리’로 불릴 정도로 시큰하고 고릿한 발 냄새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씻기만 하면 나을 줄 알고 그냥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무좀에 걸린 발을 만진 손을 통해 사타구니까지 전염된 것 같다는 전문의 진단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의 무좀 질환자들은 “조금 간지럽거나 발 냄새 정도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무좀균은 번식력과 전염성이 강해 발 외에도 손이나 사타구니, 가슴 등과 같은 다른 신체 부위로도 번질 수 있다.》
○ 고온다습한 사우나, 수영장 등에서 발 무좀 전염될 가능성 높아
무좀은 표피의 각질을 영양분으로 삼는 진균(곰팡이)에 의해 발생한다. 무좀균은 습하고 덥고 통풍이 안 되는 곳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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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균도, 증상도 각양각색인 무좀
무좀의 원인균은 피부사상균, 칸디다균, 효모균 등으로 다양하다.
우선 무좀 초기엔 피부사상균에 감염되기 쉽다. 피부사상균으로 약해진 표피는 박테리아 칸디다균 등에 의한 2차 감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무좀의 발생 부위나 주요 증상에 따라 지간형, 각화형, 소수포형 등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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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무좀이 다른 신체 부위로 전염
손 무좀은 손가락 사이, 손등, 손바닥에서 나타난다. 증상과 원인균이 발 무좀과 비슷하다. 손 무좀이 주요 원인이 되는 가슴 무좀의 경우 어깨, 가슴 등 털이 없는 몸통 부위에 작은 물집의 소수포나 피부 표면이 오돌토돌하게 올라오는 구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사타구니 무좀은 사타구니와 넓적다리 안쪽에 가려움증과 경계가 명확한 피부 염증 등을 유발한다.
무좀은 특히 가족한테 잘 전염된다. 특히 사타구니 무좀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성관계 시 여성에게 옮겨 질염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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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원인균을 치료하는 광범위 항진균제로
무좀의 원인균은 다양하고, 발생 부위별 원인균도 모두 다르므로 하나의 원인균에 대해서만 치료 효과가 있는 치료제로는 무좀을 완치하기가 어렵다. 또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칸디다균, 박테리아균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원인균과 세균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광범위한 항진균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무좀균과 세균으로 손상된 표피에 보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고나 크림 타입이 좋다.
대표적인 항진균 치료제로는 바이엘 헬스케어의 카네스텐○R(등록기호) 크림. 피부사상균, 효모균, 곰팡이균 등을 직접 살균시키는 항진균 성분이 함유돼 있고 손상된 피부의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무좀균 치료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무좀을 완치하기는 어렵다. 무좀 치료제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어 대부분은 귀찮은 마음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문제다. 손상된 표피가 정상적으로 재건되기까지는 3주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무좀균의 완벽한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 3, 4주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