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밝힌 정몽준 만나 “그렇게 해야 하는지…” 위로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14일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당에서 하는 일에 일절 간섭하지 않고 그럴 의사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청 간 ‘수평적 관계’ 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당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격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하고 14일 귀국한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를 지난주 청와대로 불러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여권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들어 전대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당분간 ‘2022년 월드컵’의 한국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책임이 정 전 대표에게 있는 게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 지방의원 당선자 연수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가 기대만큼 못 돼 책임을 져야 한다. 다음 달 전대에는 안 나간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또 “세대교체는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다만 (지금의 세대교체는) 균형 감각이 없고 경박하다”고 지적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