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공연 대혼란’ 빌미中 팬들간 상호비방전 격렬‘혐한’감정 되살아날까 우려
중국 인터넷에서 엉뚱한 오해 탓에 한국 인기가수 그룹에 대한 비난과 함께 이 그룹의 중국인 팬과 안티 팬 사이에 상호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중국 젊은이들의 혐한(嫌韓)감정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7시부터 중국 대부분 웹 사이트에 일명 ‘69(6월 9일) 성전(聖戰)’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인기 그룹 ‘슈퍼주니어’와 이 그룹의 중국인 팬들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골빈 놈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성전은 계속될 것이다(腦殘不滅 聖戰不休)’라는 구호를 걸고 슈퍼주니어와 팬들을 비하하는 글들이 꼬리를 물었다. ‘골빈 놈(腦殘)’이란 한국 등 외국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중국인 팬들을 뜻한다. 이들은 “슈퍼주니어는 중국에서 꺼져라”, “골빈 놈들은 꺼져라” 등의 글을 올렸다.
인터넷 종합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의 슈퍼주니어 게시판에는 9일 밤 한때 이처럼 상호 비방하는 글이 초당 50개 안팎씩 올랐다. 또 글마다 댓글로 서로 반박하면서 ‘댓글 도배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번 소동은 지난달 30일 상하이(上海) 엑스포 한국관에서 슈퍼주니어 등이 참가해 열린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당시 무료입장권을 받기 위해 중국인이 많이 몰렸지만 상하이엑스포조직위원회는 무료입장권 배포를 대폭 축소한 데 이어 혼란이 커지자 배포를 아예 중단했다. 또 입장권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항의하자 공안을 대거 동원해 거칠게 막았다. 당시 홍콩의 한 신문은 “1명이 깔려 죽었다”고 오보를 낼 정도로 혼란이 컸다. 한국관 관계자는 “한국관은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슈퍼주니어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다. “한국 측이 무료입장권을 크게 줄였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진 탓이다. 또 이날 사고로 엑스포 일본관에서 예정된 일본 인기그룹 ‘SMAP’의 공연이 취소되자 이 그룹 팬들도 발끈했다. 나아가 외국 스타들에게 열광하는 풍조에 거부감을 느껴왔던 누리꾼까지 들썩이면서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