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우주로 가는 길’ 험난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

입력 | 2010-06-11 03:00:00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발사 137초 만에 폭발해 추락했다. 러시아가 제작한 1단 연소구간의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로호 발사의 성공을 간절히 염원하던 국민은 높은 기술 장벽과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절감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현재까지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9개국이다. 하늘은 호락호락하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우주선진국들도 첫 번째 시도에서 우주발사체 발사를 성공시킨 확률은 27.3%였다. 지금까지 1700회나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러시아도 소유스를 쏘아 올린 첫해에는 17회 중 7회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도 우주선진국이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되풀이했다. 1960년대 후반 연속 4차례나 우주발사체 발사에 실패한 끝에 1975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N-1로켓을 발사할 수 있었다. 남미의 강국 브라질도 2003년 8월 액체산소탱크 폭발사고로 수년간 준비해온 우주강국 진입의 꿈을 접었다.

우주로 가는 길은 이처럼 험난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재도전해볼 가치가 크다. 우주기술은 첨단기술의 집약체로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는 핵심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군사 기상 통신 에너지 해양 분야에서 인공위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 사건만 보아도 자주적 군사첩보위성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안타깝고 허탈하지만 우주로의 꿈을 여기서 접을 수는 없다. 우주산업에 대한 과잉투자론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오지만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반도체 조선 자동차 산업도 허허벌판에 말뚝을 박을 때는 무모하다는 국내외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첫 발사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국민적 용기가 없었다면 인도의 우주개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인도 압둘 칼람 대통령의 충고를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경험을 보더라도 우주개발은 성공했을 때보다 실패했을 때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우선 나로호 추락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 한국 러시아 공동조사단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나로우주센터 관계자들도 좌절하지 말고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3차 발사를 국민이 뒤에서 성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