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두 젊은이의 말처럼 병역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한 과정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면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이다. 그러나 병역 이행에는 많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때론 죽음의 두려움과 극한의 고통까지도 참고 이겨내야 한다.
북한의 천안함 공격 사건으로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된 요즘 자식을 군에 보내는 부모는 걱정이 클 것이다. 군복무는 시간낭비라는 그릇된 생각과 두려움 때문인지 기회만 되면 부정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병역의무를 회피하려는 사람이 존재한다. 병역의무를 은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 가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노력과 희생 위에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비겁한 무임승차 행위이다.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버젓이 살아가려는 무임승차자의 존재는 병역 이행 등 대가를 성실히 지불하는 사람에게 더없는 상실감을 주고 종국에는 구성원 간 갈등을 야기해 사회의 통합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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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에 대해 당연히 예의를 갖추고 상응하는 보답을 해야 한다. 병무청은 2004년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했다. 올해까지 모두 760가문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하여 나라사랑 이야기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함으로써 병역 이행이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된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천안함 침몰에서 알 수 있듯이 북의 도발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세계 여러 국가는 북의 도발을 크게 우려한다. 정작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과 영국, 스웨덴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파견된 조사관과 합동으로 조사한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선진국에서는 과학적 조사라고 신뢰한다. 미국 의회는 대북 규탄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국민적 힘을 모으고 북한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 일부 국민은 조사 결과 자체를 부정한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과 대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하는 것처럼, 국가의 안보는 국가와 국민이 함께할 때 확고히 지켜질 수 있다. “나의 4대, 5대 후손도 기꺼이 병역을 이행토록 하겠다”는 어느 병역명문가 사람의 말처럼 사회 지도층을 비롯한 국민의 자발적인 병역 이행과 흔들림 없는 안보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박종달 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