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공원의 2.3배… 착공 8년만에 완공
실개천-습지학습원 등 조성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
울산 ‘태화강대공원’이 최근 개장했다. 2002년 착공한 지 8년 만이다. 전체 면적은 53만1319m²(약 16만 평)로 서울 여의도공원의 2.3배 규모다.
○ 자연친화형 도심공원
울산 태화강변에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이 착공 8년 만에 최근 개장했다. 대공원 중간으로 흐르는 실개천에서 어린이들이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시
가장 큰 특징은 자연친화형 공원이라는 점. 공원 한가운데에 너비 19m, 길이 1.1km의 실개천이 조성됐다. 하루 1만 t의 지하수를 뽑아 올려 하류로 흘려보낸다. 실개천 옆 구릉지(길이 1.1km, 평균 높이 60m)에는 습지학습원이 조성됐으며, 물놀이장(길이 250m, 너비 10∼40m, 평균 수심 40∼60cm)도 들어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실개천 주변에는 또 30∼40년생 느티나무 40여 그루를 심어 숲길(길이 300m)을 조성했다.
대나무 생태원(1만700m²)에는 국내외 대나무 63종을 심어 대나무의 종류와 특징, 생태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주거지와 대공원 사이 도로에는 전신주를 땅에 묻고 벚나무 340그루를 2열로 심었다. 도로 비탈면에는 조릿대와 차나무 철쭉 영산홍 등을 심었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야외공연장(8000명 수용 규모) 등 다양한 시설도 갖췄다.
○ 우여곡절 끝에 공원으로 변신
이 공원은 치수(治水)와 개발논리 때문에 한때 물거품이 될 뻔했다. 공원의 핵심인 대숲(십리대숲)이 1987년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홍수 예방 명분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나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활동으로 보전됐다. 하지만 울산시가 1994년 도시계획을 변경하면서 태화들 18만6000m²(약 5만6000평)를 ‘하천부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바꾸자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지주들이 택지개발을 추진한 것. 이때도 시민들이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을 펼치면서 개발을 막았다.
주봉현 울산시 정무부시장은 “태화강대공원이 완공되기까지 대숲과 들판이 몇 차례 사라질 위기를 맞았으나 그때마다 시민들이 보호했다”며 “태화강대공원 완공을 계기로 울산이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