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후… 지난달 26만명 방문작년보다 6만6000여명 많아
호국영령 묘비 정돈 4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호국영령의 묘비 주변을 정돈하며 참배하고 있다. 서울현충원 측은 “천안함 폭침사건 후 현충원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서울현충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늘었다. 현충일을 이틀 앞둔 4일에도 참배를 하러 온 유가족뿐만 아니라 가족 나들이를 온 방문객이 종종 눈에 띄었다. 지난해 5월 19만5687명이 찾은 데 비해 올해 5월에는 6만6000여 명이 많은 26만2104명이 다녀갔다.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올해 4월 12∼17일 열 예정이었던 ‘수양벚꽃과 함께하는 열린 현충원 행사’가 취소돼 4월 방문객은 줄었지만, 천안함이 인양되고 희생자들을 기려야 한다는 데 시민들이 공감하면서 5월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것. 서울현충원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사건 등으로 최근 국가 안보와 보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현충원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46용사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것도 한몫했다. 학부모들은 현충원을 역사교육의 현장 삼아 자녀들을 데리고 찾아오고 있다. 학부모 장용준 씨(45)는 “중학교 1학년인 자녀가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천안함 46용사가 현충원에 묻혔다는데 가서 참배를 하고 싶다며 졸라 현충일을 앞두고 가까운 서울현충원에 대신 오게 됐다”고 말했다. 나들이 삼아 현충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6세, 4세 된 두 아이의 엄마 백윤미 씨(31)는 날씨가 좋을 때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현충원 연못가에 온다. 돗자리 위에는 점심 도시락이며 간식거리가 차려졌다. 백 씨는 “집과 가까운 데다 조용하고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백 씨는 “처음엔 묘역이라 꺼림칙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최근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이곳으로 견학을 다녀온 뒤 먼저 조르기도 해 교육공간이자 공원이라 생각하고 자주 찾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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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