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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망 “천안함 이후 정세, 중국에 달렸다”

입력 | 2010-06-03 14:33:40

"중국이 두려워하는 경쟁 상대는 통일한국"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노래에도 '원더풀 월드'라는 말이 있죠. 새로운 세계니 얼마나 놀랍습니까. 그래서 원더풀 월드입니다. 이젠 모두가 세계 시민이에요."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학 교수의 신간 '원더풀 월드' 번역출간기념 기자간담회가 3일 오전 11시 반 서울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렸다. 원더풀 월드는 2006년부터 2010년 2월까지 그가 쓴 300여 개의 칼럼 중 131개의 글을 골라 엮었다.

기 소르망은 기자간담회에서 짧은 에세이들로 글을 엮은 배경을 소개했다. "이제는 독자들이 취향이 변해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요.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펴서 읽어도 책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데 지장이 없어요."

서울을 비롯해 도쿄와 베이징, 모스크바, 자카르타 등…. 기 소르망은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글을 썼다. 그것을 곧바로 블로그에 올려 독자들과 공유했다.

"독자들의 얘기를 들어 더 만족스런 결과물이 나왔어요. 인터넷을 통해 교류하며 글을 쓰는 최대 장점은 작가가 독단에 빠지지 않게 해 준다는 거죠."
인터넷으로 자신의 글을 접한 독자들을 위해 그는 이번 책을 인터넷과 종이책으로 동시에 출간했다.

"다양한 주제를 다뤘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세계 문화예요."
기 소르망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하얀 휴대전화를 꺼내 보였다.

"스마트폰의 국적은 어디인가요?"
질문을 던진 다음 그 스스로 답을 했다.

"알 수 없죠. 스마트폰에 대한 구상은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했을지 몰라도 이미지가 완성된 건 대만과 아시아일 수 있어요. 아마 액정은 한국산이고 조립은 중국에서 했겠죠. 그리고 소비는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니까요. 한 지역에 특정해서 말할 수 없죠. 그런 점에서 우린 이미 세계 시민입니다."

기 소르망은 한국 정부의 글로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치적 입장은 밝히고 싶지 않다"면서도 천안함 이후 한국 정부의 대처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여러 우방국과 신중하게 의견을 조율하면서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북한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공식적으로 중국에 입장을 물어본 건 잘 한 거예요. 중국이 북한에 책임을 묻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한국이 신경 써야 할 상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30년이나 50년 뒤를 상상해보세요. 국제사화가 미국과 중국의 둘로 나뉠 겁니다. 그 때 중국이 아시아에서 경쟁국으로 삼을 나라는 통일 한국입니다. 중국은 그걸 견제하려는 거죠."
그는 꾸준히 중국의 민주주의 실현을 주장해왔다. 트위터를 이용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기 소르망은 민망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글쎄요. 아직까지는 관심이 없는데…. 다만 인터넷 자동번역기가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블로그에 글을 올렸을 때 좀 더 다양한 독자층이 내 글을 읽을 수 있게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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