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의 약진은 건설투자와 개인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자본투자가 급증한 덕이다. 유로화가 올해 들어서만 14.5% 폭락해 독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높아졌다. 5만 유로짜리 독일 차라면 미국 내 가격이 작년 말 7만1900달러에서 요즘 6만1500달러로 1만 달러 내린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엔 장기불황 조짐 속에 전후 최악의 성장 부진에 시달렸지만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강점인 제조업의 생산이 증가해 안정적인 성장을 누리게 됐다.
▷환율 덕이 전부는 아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10%를 웃도는 실업률에 허덕이다가 고용 및 창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복지를 축소하는 개혁에 나섰다. 마이스터(장인·匠人)자격이 있어야 창업이 가능한 분야를 대폭 줄였다. 5년간의 노력 끝에 실업자를 5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낮출 수 있었다. 4월 실업률은 7.8%까지 낮아졌다. 유로존 전체 실업률이 11년 만에 1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고용의 기적’이란 찬사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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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