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토를 방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국가가 세금 아닌 준조세 성격의 방위성금을 거둔 것을 잘했다고 박수치긴 어렵지만 국민의 안보의식 고취에는 큰 도움이 됐다. 1970년대 우리나라 국방비는 국가재정의 30%나 됐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 미만이었으니 크게 부족했다. 더구나 1969년 7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각국은 자국 방위의 1차적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는 독트린을 발표함으로써 우리의 자주국방이 절실했던 시기였다.
▷1970, 80년대에는 각종 성금이 넘쳤다. 새마을봉사대 단합찬조금, 반상회 운영찬조금, 구청체육대회 기부금, 합동결혼식 성금에다 파출소 집기구입 기부금까지 있었다. 1988년 8월 중소기업중앙회가 기업의 준조세 부담 현황을 조사했더니 성금 찬조금 기부금이 210여 가지나 됐다. 기업의 연간 준조세 부담이 7730억 원에 이르렀을 정도다. 불우이웃돕기성금과 재해의연금, 적십자회비를 제외한 찬조금과 기부금은 1989년 준조세 억제 차원에서 없앴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