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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힘빌려 범죄 - 부패 척결”

입력 | 2010-05-14 03:00:00

과테말라범죄처벌국제委 큰성과… 중미 새 모델 떠올라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부패와 범죄를 척결하겠다.’

중미의 과테말라 정부와 유엔이 힘을 합쳐 설립한 과테말라범죄처벌국제위원회(CICIG)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어 범죄·부패 척결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2일 보도했다.

과테말라는 1960년부터 36년 동안 좌·우파세력 간에 오랜 내전을 겪었다. 사회혼란을 틈타 범죄조직이 활개를 쳤고, 법원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 공무원들은 이들과 결탁했다. 1996년 내전이 종식된 뒤에도 범죄조직과 부패공무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회질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과테말라 정부는 유엔에 도움을 요청했고 2006년 12월 양측은 CICIG를 설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CICIG의 주요 임무는 조직범죄와 부패한 사법기관 공무원들을 수사하는 것과 과테말라 검찰 및 경찰을 도와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CICIG는 과테말라 사법체계의 일부로 기능하면서 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정부조직에 포함되지 않아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조직이다. 기소권은 갖고 있지 않다. 유엔이 독립된 국가에서 조직범죄 및 공무원 부패를 수사하는 기관을 설립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8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CICIG는 지금까지 범죄자 130명을 수사해 처벌을 받게 했다. 이 중에는 횡령 및 자금세탁 혐의로 올해 1월 체포된 알폰소 포르티요 전 대통령, 전직 국방장관, 현직 경찰총수 등 최고위직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다. 또 전체 경찰의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의 경찰관이 범죄에 연루된 것을 밝혀내 해임되도록 했다. 대법관 3명, 검찰총장과 검사 10명이 CICIG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과테말라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중미의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최근 유엔에 CICIG와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의 간부인 앤드루 허드슨 씨는 “유엔에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CICIG가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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