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6일 ‘이심전심 서예전’
지인에 건넨 ‘無染山房’ 작품
드
러내기 꺼려 낙관 안찍기도생전 서예 즐기는 이유 물음에
“먹물 남아 붓장난 좀 할 뿐”
법정 스님의 미공개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붓글씨) 5점이 처음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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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묵은 소설가 정찬주 씨가 법정 스님에게서 받아 보관해온 것이다. 5점 가운데 한글로 쓴 3점은 1970, 80년대 법정 스님이 전남 순천시 송광사 불일암에서 수행할 때 썼고, 한문 2점은 1990년대 스님이 강원도의 한 오두막에 기거할 때 쓴 것이다.
법정 스님의 유묵 ‘無染山房(무염산방)’ 2점. ‘山’자를 2개의 삼각형으로 표현한 위의 작품에서는 법정 스님의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김순기 한국서예관장은 “이 작품은 스님의 성품을 가장 많이 닮았다”며 “산을 삼각형으로 표현해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며,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기상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스님은 이 작품에 낙관을 찍지 않았는데, 이는 자신의 글씨임을 내세우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정 씨는 전했다. 법정 스님은 나중에 낙관을 찍지 않은 점을 미안해하며 낙관을 찍은 똑같은 글씨 하나를 정 씨에게 선물했다.
법정 스님이 자작시를 적은 유묵. ‘명산에는 좋은 차가 있고 저기 또한 좋은 물이 난다 하더라’라고 적었다.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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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서옹 스님 등 불교계 원로들의 서예작품 50여 점도 선보인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