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보며 연습… 도로주행 하는듯장애인 학생들 “운전 정말 쉬워요”
대구대 장애인운전재활센터에서 김용철 교수(왼쪽)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체장애학생의 운전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실제 운전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화면에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숲 속 드라이브 코스부터 복잡한 시내 도로까지 운전자가 마주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이 나온다.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에 대처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국내에 두 곳밖에 없어
이 시설은 재활공학과 김용철 교수(41)가 2년가량 연구한 끝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장애인 운전실태 조사를 하던 중 운전면허를 딴 지체장애인이 어렵게 자동차에 올라 출근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였다. 김 교수는 “휠체어에서 내려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탄 뒤 휠체어를 다시 차 안으로 넣고 출발하기까지 10분가량 걸린다”며 “지체장애인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라도 운전을 하려는 것은 ‘이동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취업에도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체 운전면허 취득자 2600만 명 가운데 장애인은 현재 12만 명 정도다. 국내에서 장애인으로 등록한 200여만 명의 6% 수준이다. 기술적 기반만 확보되면 장애인의 절반가량은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장애 정도가 심한 사람을 위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손의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리모컨으로 핸들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센터의 조교인 김영현 씨(29·재활공학과 박사과정)는 “평균 30시간 정도 연습을 하면 지체장애인들이 시뮬레이션에 상당히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 일반 장애인에게도 곧 개방
대구대는 올 6월 이전에 장애인을 위한 연습차량을 캠퍼스에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재학생뿐 아니라 대구와 경북지역 장애인(26만 명) 중 운전면허 취득 희망자들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것. 김 교수는 “비장애인에게 운전면허는 별것이 아니지만 장애인에게는 큰 도전”이라며 “장애인도 기술의 뒷받침으로 얼마든지 운전할 수 있으므로 자치단체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053-850-4655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