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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킴이 10만 명만 길러내면 전국 구석구석 문화재 지킬 수 있어”

입력 | 2010-04-20 03:00:00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전국 곳곳에서 문화재지킴이 10만 명이 활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10만 명이 우리 몸의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하면 우리 문화재가 함부로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문화계의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71·사진)이 최근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19일 서울 경복궁 내 문화유산국민신탁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이사장의 첫마디는 ‘문화재지킴이 10만 양병’이었다.

현재 700여 명의 문화재지킴이 회원을 1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만나는 사람에게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정부의 문화재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전국 구석구석의 문화재를 지켜내기가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재지킴이 10만 양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국민과 기업 등의 기부를 받아 문화재를 매입해 보존 관리 활용하기 위해 2007년 출범한 기구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였던 전남 보성군 벌교의 보성여관을 매입해 복원 및 문화공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북 울릉군의 근대건축물 이영관 가옥의 보수 복원공사도 하고 있다. 지난해엔 국민은행의 기부금으로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시인 이상의 집터를 매입했다. 이상 탄생 100주년인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공간화 사업에 들어간다. 설계와 시공은 문화재보존시민단체 아름지기가 맡는다.

“이상이 운영했던 제비다방을 복원할 수도 있겠죠. 아름지기가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설계안을 확정하게 될 겁니다. 어찌됐든 문학과 낭만이 숨쉬는 공간으로 되살아 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 이사장은 요즘 또 하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맞은편에 있는 일제 침략의 현장 대관정(大觀亭)을 국민의 힘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지난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강연에서 대관정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관정은 20세기 초 일본군사령부가 불법 주둔해 을사늑약의 음모를 꾸몄던 곳인데 지금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올해, 대관정 복원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문화재지킴이가 계속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02-732-7521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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