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기자
감상적인 언어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상처에서 ‘나의 상처’를 볼 때가 있다. 고 김광석이 불렀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도 그랬다. 그 애절한 멜로디에 실린 노랫말에 가슴을 친 이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그 노랫말을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고 고백한 시인이 등단 18년 만에 첫 번째 시집을 펴냈다. 시인은 이 시집의 뒤표지 글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직 아픈 사람이 있어 내 청단풍잎 같은 손바닥으로 그의 이마를 짚어줄 수 있으면 좋으리. 문득 겨울을 맞은 나무처럼 삶의 지붕이 쓰라린 사람일 때엔 낮은 데서 빛나는 종소리 한 줌의 무게로 다가가 그의 가슴을 쓰다듬을 수 있으면 좋으리”라고 썼다. 아픈 영혼을 보듬는 시인의 손길이 따스하다.
‘상처적 체질’(류근·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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