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기(讀城記)/이중톈 지음·심규호, 유소영 옮김/580쪽·2만6500원·에버리치홀딩스
차량들이 항상 북새통을 이루고 술집은 시끌벅적한 식객들로 가득 차 있는 광저우의 밤 풍경. 사진 제공 에버리치홀딩스
중국의 인문학자이자 인기 저술가인 이중톈(易中天) 샤먼(廈門)대 교수가 평가한 상하이의 모습이다. 그는 도시를 펼쳐진 책에 비유한다. “도시에는 그 도시 시민들의 성격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며 도시를 읽는 것은 사람들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이 책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청두, 샤먼, 우한, 선전 등 그가 ‘읽은’ 중국의 일곱 도시 이야기다. 중국의 동서남북을 대표하는 도시와 도시 사람들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을 특유의 감칠맛 나는 글 솜씨로 풀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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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의 풍격은 ‘신선함과 생동감’이다. 가장 ‘시장화된 도시’이며 ‘가장 분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먹을거리 하면 역시 광저우(食在廣州)”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저우의 요리는 중국에서도 으뜸이다. 산물이 풍부하고 식생활에서 개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입을 것, 먹을 것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천혜의 땅 청두는 ‘가장 여유로운 도시’로 꼽힌다. 사람들의 성격도 화통해서 1000원 중에 900원을 쓴다고 해도 전혀 조급함이 없이 아직도 100원이 남았다고 말한다.
샤먼은 하나의 섬으로 이뤄진 도시다. 1842년 난징조약이 체결된 후 샤먼은 대외에 개방된 다섯 항구 가운데 하나였다. 샤먼 사람들은 자신들의 섬에 강한 애착을 가진다. “베이징 사람의 체면은 지위에, 광저우 사람들은 돈에, 상하이 사람들은 바지에, 샤먼 사람들은 집에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샤먼 사람들은 자신이 머무르는 곳을 떠나기 싫어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