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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禮云禮云이나 玉帛云乎哉아…

입력 | 2010-04-15 03:00:00


禮와 樂은 사회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조건이지만 형식만 중시한다면 사회 전체가 활력을 잃는다. 그때의 禮는 虛文(허문)일 따름이다. 그렇기에 ‘陽貨’ 제11장에서 공자는 누구나 禮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禮는 禮物인 옥과 폐백에 있지 않으며 누구나 樂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樂은 樂器인 종과 북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禮는 恭敬의 마음이 본질이고 樂은 和平의 정신이 본질임을 지적하려 한 듯하다. 혹은 ‘八佾(팔일)’에서 “사람으로서 어질지 않으면 禮를 어쩌겠는가. 사람으로서 어질지 않으면 樂을 어쩌겠는가”라고 했으니 인간의 心性과 德目이 본질임을 말하려 했는지 모른다.

禮云, 禮云이라고 반복한 것은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을 옮긴 것이다. 樂云, 樂云도 같다. 玉은 公侯伯子男(공후백자남)의 다섯 등급이 예식 때 사용하는 桓圭(환규) 信圭(신규) 躬圭(궁규) 穀璧(곡벽) 蒲璧(포벽) 등 五玉을 말한다. 帛은 제후의 세자, 고아, 부용의 군주가 선물로 사용하는 비단으로 분홍빛의 훈(훈), 검은빛의 玄(현), 노란빛의 黃(황) 등이 있다. 云乎哉의 乎哉는 강한 반어이다. 鐘은 銅과 주석의 합금으로 만들고 鼓는 양, 소, 말의 가죽을 대어 만들었다.

한나라 고조가 帝位(제위)에 오르자 叔孫通(숙손통)이 노나라 유생을 모아 禮儀를 제정하려 했다. 두 유생만은 “당신은 열 명의 군주를 섬기며 아첨해서 존귀하게 되었지만 천하가 어수선한 상태에서는 예악을 일으킬 수 없소. 예악을 일으키려면 백 년간 덕을 쌓아야 하오”라고 하면서 초청을 거부했다. 우리는 공공질서와 시민 예절을 강조한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이 인덕을 쌓고 구성원이 화평한 마음을 갖는 일부터 선행해야 함을 잊지 말자.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