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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데렐라 언니’ 문근영
목이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국민 여동생’이란 애칭으로 불려온 문근영 역시 오랫동안 자신의 캐릭터 안에서 ‘연기 갈증’을 느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그 갈증을 해소했다. 요즘 TV 속 문근영을 보면 그녀를 “국민 여동생”이라고 부르기 쉽지 않다. 문근영은 KBS 2TV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극본 김규완·연출 김영조)에서 엄마의 무관심 속에 자란 은조를 연기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매사를 비뚤어진 눈으로 바라보지만 사실 누구보다 상처가 많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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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의 출연은 그 자체가 예상을 깬 극적인 반전이었다. 그런데 이런 반전을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다. 연출자 김영조 PD는 “별다른 기대도 없이 기획안을 문근영 씨에게 전달했는데 곧바로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제작진 누구도 그녀가 그렇게 빨리 결정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김 PD의 이 말은 곧 대중들이 그녀에게 갖는 고정관념이다. 3월 말 ‘신데렐라 언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문근영은 “나의 연기 틀은 좁다”며 “어떤 작품에 출연했을 때 사람들이 놀라서 ‘정말 문근영이 출연해요?’라고 반문하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이때 문근영은 드라마에 함께 나오는 서우가 출연했던 영화 ‘파주’를 말하며 “아, 저는 언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그녀의 답변은 그동안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이야기로 돌아왔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문근영은 이유 있는 악역을 멋지게 소화하며 자신의 말이 단순한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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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