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망주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박영민(코오롱)은 2시간12분43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2분20초 줄이며 남자부 국내 1위(국제 6위)에 올랐다. 김민(건국대)은 풀코스 첫 도전에서 2시간13분11초로 국내 2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선 김성은(삼성전자)이 2시간29분27초로 개인 최고기록을 8분3초나 앞당기며 13년 묵은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에 3분여 앞으로 다가섰다.
2시간6분대 페이스로 달린 아프리카 건각들과 30km 지점까지 어깨를 나란히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김민은 불과 21세다. 개인 최고기록이 2시간20분이 넘었지만 2시간15분대로 낮춘 오서진(국민체육진흥공단)과 2시간17분대로 앞당긴 은동영(건국대)은 22세다. 2시간20분대에서 2시간17분대로 줄인 유대영(계명대)은 21세다. 여자부 김성은도 21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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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이 이끄는 세계선수권 대표팀과 실업팀 간에 펼쳐진 경쟁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좋은 선수를 보유한 실업팀이 소속팀 훈련을 고집하자 황 위원장은 발전 가능성만 보고 기대주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는데 이게 실업팀 선수들과의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제부터는 유망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그동안 제2의 황영조, 이봉주가 될 재목은 간간이 나왔지만 소리 없이 사라졌다. 대표팀과 실업팀의 경쟁이 알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모처럼 등장한 기대주들을 잘 키우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양종구 스포츠레저부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