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은 인간의 심성에 천명이 내재되어 있음을 모르기 때문에 천명을 두려워할 줄 모른다. 천명은 곧 인간으로 하여금 善(선)으로 나아가고 惡(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도덕명령과 같은 것이다. 천명의 존재를 모르는 소인은 덕이 높은 大人을 함부로 대하고 도덕의 기준이 되는 옛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 원문의 狎은 너무 친하여 익숙하게 되어 존경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侮는 가볍게 보고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 소인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동어 반복에 가깝다. 하지만 이 설명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大人을 경외하지 않고 성인의 말씀을 경외할 줄 모르는 소인을 懲治(징치)하는 효과가 있다.
노자의 ‘도덕경’은 천명을 하늘의 그물에 비유하고, 하늘의 그물은 워낙 커서 엉성한 듯하지만 빠져나갈 수 없다고 했다. 邢昺(형병)은 이 말을 부연해서, 하늘의 그물은 워낙 커서 疏遠(소원)하지만 음탕한 이에게 벌을 내리고 선한 이에게 상을 주는 데는 터럭 끝만큼의 잘못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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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