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흉기에 찔려 한때 중태… ‘인종범죄’ 가능성
러시아에서 외국인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7일 모스크바에서 유학하던 한국인 유학생 1명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피습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외교통상부와 주러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모스크바 시 서남쪽 신흥 거주지역인 유고자파드나야의 한 상가 건물 앞에서 모스크바 국립영화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심모 씨(29)가 복면을 한 괴한 1명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렸다.
심 씨는 사고 직후 인근 시립 31병원으로 옮겨져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아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을 담당한 현지 의사는 8일 “한때 중태에 빠졌던 심 씨가 혈관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이제는 자연 호흡을 하며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라며 “일단 고비는 넘긴 상태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며 과다 수혈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2, 3일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러시아 현지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국인 대학생 강모 씨(22)가 지난달 15일 극동 알타이 주 바르나울 시에서 현지 청년 3명에게 흉기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은 낮에 일어나 정부로서도 충격이 심하다”면서 “현지 경찰은 최근 발생한 키르기스스탄인 살해 사건을 비롯한 여러 외국인 피습 사건과 수법이 유사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