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가 8, 9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회사 측이 직원 193명을 정리해고하고, 1006명을 도급업체로 보내기로 하자 일부 노조 간부는 농성에 들어갔다. 그동안 회사 측은 기본급 20% 삭감과 3년간 임금동결, 상여금 200% 삭감 등을 요구하고 노조는 기본급 10% 삭감과 상여금 100% 반납 등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금호그룹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0억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집행할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200여 협력업체의 자금 사정도 극도로 나빠지고 있다. 30여 곳은 채무불이행(신용불량) 상태로 도산 우려가 커졌다. 일부 정리해고 대상자 가족들은 어제 광주공장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를 외쳤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 나설 민주노동당 광주지역 예비후보들은 ‘채권단과 경영진이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해 쌍용자동차 사태를 다시 보는 듯하다. 쌍용차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작년 6월 인력감축을 포함한 회생방안을 놓고 노사 간 직장폐쇄와 옥쇄파업에 이어 노노(勞勞)갈등까지 빚어졌다. 노조는 공장점거 파업을 벌이다가 노조원 이탈이 늘어나자 77일 만인 8월 6일 자진해산했다. 폭력 파업으로 노조는 얻은 것이 없었고 회사의 회생 가능성만 줄어들었다.
워크아웃 기업은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고 결국 회생의 꿈을 접어야 한다. 동료 근로자의 해고가 가슴 아프겠지만 회사를 살리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때 무더기 해고가 불가피했던 GM대우는 각고의 노력 끝에 회사를 되살려 5년 만인 2006년까지 복직희망자 1609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금호타이어가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