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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건설에 금호까지… ‘해고 쓰나미’ 오나

입력 | 2010-03-08 03:00:00

한진重410명 퇴직… 건설사 6곳 부도 가능성
은행권 M&A성사땐 대규모 인력감축 불가피




조선, 건설업계 등에서 시작된 고용 불안이 확산되면서 대량 해고의 ‘쓰나미’가 산업계 전반을 덮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중소 조선소에 국한됐던 고용 불안이 대형 조선소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금호그룹 일부 계열사가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면서 중기 도산에 따른 실업자 증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그룹의 금호타이어는 최근 193명의 정리해고와 1006명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을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했다. 회사 측은 노사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다음 달 2일자로 이들 대상자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전 직원 2800명 중 30%를 정리해고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일단 희망퇴직자를 중심으로 410명을 정리하는 선에서 노조 측과 합의했다. 국내 조선업계 8위인 회사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시작되자 조선업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한 대형 조선소 임원은 “중소 조선소에 국한됐던 인력 감축 작업이 대형 조선소로 확산되는 것을 보여주는 징조”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경우 주요 그룹 계열사 외에는 거의 모든 업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4∼6개 회사는 도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은 은행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증권사와 캐피털을 거쳐 상호저축은행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총여신 20억 원 이상의 중소기업 800개 중 약 200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계법인 실사(實査) 결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기업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기업개선센터 이상진 부장은 “총여신 20억 원 이상의 중소기업 800개를 대상으로 기업회생평가를 거쳐 25% 안팎(약 200개)을 골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서 “많게는 40∼50%의 인력을 감축하는 중소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 간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는 금융권도 인력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노조는 최근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국민은행 합병 시 9000∼1만4000명, 우리-하나은행 합병 시 5600∼8500명의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면 당장 소비 위축 같은 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곪고 있는 부위를 잘라낸다는 명분으로 섣불리 칼을 댔다가는 해당 업종의 자금 조달에 대한 위기설까지 맞물려 파장이 증폭될 수 있다”며 “자칫하다가는 우량 협력업체까지 줄도산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