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방 하원의원과 주지사 등 지도급 인사들이 엄격한 윤리적 기준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찰스 랭걸 미 하원 세입위원장(79),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 민주당 에릭 매사 하원의원(뉴욕) 등은 기업으로부터 여행 경비를 제공받았거나 야구 월드시리즈 공짜 표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나 의원직을 포기하거나 기소까지 당할 운명에 처했다. 미 의회의 윤리규정은 ‘의원은 50달러 이상의 선물은 제공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민주당 랭걸 하원의원
세미나 비용 협찬 받았다
세입위원장 자리서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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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할렘지역을 지역구로 한 흑인 의원인 랭걸 의원은 1971년부터 40년 가까이 하원에서 의정활동을 펼쳐 왔으나 이번 윤리규정 위반건으로 11월 중간선거에서는 당선이 불투명한 상태다. 랭걸 의원은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1977년에는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계획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전 휴전일 7월 27일에 조기를 게양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 제정을 주도한 대표적 지한파 의원이다. 특히 그가 위원장을 맡아온 하원 세입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다루는 핵심 위원회이다. 이에 따라 그의 사퇴가 FTA 비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목된다.
● 패터슨 뉴욕 주지사
월드시리즈 공짜표 때문에
검찰에 기소될 위기 처해
뉴욕 주 윤리위원회는 3일(현지 시간) 패터슨 주지사가 지난해 10월 뉴욕 양키스 구단으로부터 월드시리즈 공짜 표 5장을 받은 것은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리고 뉴욕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4일 전했다.
패터슨 주지사는 양키스 구단에 공문을 보내 장당 425달러짜리 표 5장을 받았으며 이 중 2장은 자신의 아들과 아들 친구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패터슨 주지사는 자신의 운전사로 출발해 최측근 비서로 승진한 데이비드 존슨의 폭력사건에 개입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달 26일 11월 실시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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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보좌관 성희롱 의혹
11월선거 재선 도전 포기
이에 대해 매사 의원은 폴리티코에 누구도 자신의 비행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성희롱 의혹을 부인했다. 매사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 사무실에서 저질스러운 언어를 사용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