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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평정심의 승리] ‘하던대로’가 이겼다

입력 | 2010-02-27 07:00:00


결국 ‘피크(peak)를 해야 하는가, 플랫(flat)으로도 충분한가’의 차이였다.

중요한 무대를 앞둔 선수들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 특히 자기 능력 이상 혹은 최고치(peak-performance)를 발휘해야만 목표치에 이를 수 있다면 더 그렇다. “35달러를 건 4피트짜리 퍼팅을 할 때 주머니에 단돈 5달러만 있는 경우”라고 압박감을 정의한 리 트레비노(골프 명예의전당 헌액자)의 말이 모든 것을 함축한다.

역도대표팀 김순희(33) 코치는 2000시드니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김 코치는 “‘사실, 그 정도가 안 될 수도 있는데 무조건 금메달’이라는 주변의 기대가 가장 큰 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레너드 코페트가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4할 타자가 나오기 힘든 이유로 꼽은 이유 중 하나도 “나오기 힘든 기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아사다 마오(20·일본)가 그랬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체육과학연구원(KISS) 김용승(55·심리학) 박사는 “실전에서 피크 퍼포먼스를 펼치는 계획은 결국, 100이면 99번을 진다”고 했다. 아사다가 김연아를 이기려면,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을 대비해 이번 시즌 고난이도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도 같은 이유. 하지만 객관적으로 크지 않은 확률에도 일본은 들끓었다. 아사다로서는 26일 프리에서 클린 프로그램을 선보인 김연아 뒤에서 연기를 펼친 것도 큰 짐. 결국 아사다는 좋은 연기 속에서도 몇 차례 실수를 범했다. 이는 24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친 아사다의 뒤 순서에서도 본인의 최고점을 경신한 김연아와 대비된다.

김 박사는 “반면 김연아는 평소에 하던 대로 플랫 연기를 펼치려고 했고, 그것이 결국 역대 최고점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훈련준비가 잘 됐고,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히 떨리지는 않았다”는 김연아의 경기 후 인터뷰와도 일치한다. 선수들은 훈련 중에도 실전과 같은 긴장상태를 느끼기 위해서 감정유발(induced-affect)을 한다. 일부러 자신을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으로 밀어넣는 연기다. 양궁대표팀이 소음이 심한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그 예. 김 박사는“김연아가 놀라운 평정심으로 실전에 임하는 것도 훈련 중 induced-affect가 뛰어나다는 증거”라고 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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