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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총리 “의전총리는 안 하겠다”

입력 | 2010-02-23 03:00:00

“행사참석 과거 관행 벗어나야”… 정책총리로 역할변화 의지 표명




“앞으로 각종 회의나 행사와 관련해 보고 및 발표 자료에 담길 핵심 내용은 가급적 48시간 이전에 저와 상의해 주시고 24시간 이전에 자료 초안을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2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내부 보고체계에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보고를 토대로 자신의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특히 “정책이나 일정을 조정하면서 ‘예전에 이렇게 처리했다’든가 ‘예전 총리들은 이런 행사에 참석하셨다’는 식의 과거 관행에 얽매이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헌법 86조 ‘국무총리의 역할’(대통령 보좌와 행정 각부 통할)을 언급하며 일자리 창출과 교육제도 개선 등 핵심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총리가 주관하는 각종 회의나 위원회가 내실 있게 운영되는지,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리라”고 주문했다.

김창영 총리공보실장은 “그동안 세종시라는 과거의 문제에 집중했던 역량을 교육, 일자리 등 미래의 과제에 집중하자는 뜻”이라며 “가쁘게 달려왔던 호흡을 가다듬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문제가 일단 정치권으로 넘어간 만큼 ‘세종시 총리’의 이미지를 벗어나 ‘정책 총리’로서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의전 총리’라는 전통적인 총리의 역할에서 벗어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