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제철 당진 열연공장 준공 100일열연강판 자체조달 수익성 쑥납기기간도 90일→20일 단축폐열 이용 에너지 효율 높여
충남 당진군 송악읍 동부제철 열연공장에서 전기로가 가동 중인 모습. 국내 최초로 ‘콘스틸’ 방식을 채택해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25% 수준으로 에너지 소비량은 33% 수준으로 낮췄다고 동부제철 측은 설명했다. 사진 제공 동부제철
○ “일관제철 사업 꿈 이뤘다”
“이 전기로는 한 번에 부어내는 쇳물이 160t, 노(爐)에 남기는 잔탕이 60t입니다. 국내 최대, 세계에서는 3번째 규모입니다. 그런 전기로가 이곳에 2기가 있습니다.”
열연공장 제품라인 끝 부분에는 한 개의 무게가 25t이라는 코일 형태의 열연강판 제품 수백 개가 놓여 있었다. 멀리서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생산 직후 600도에 이르는 열을 며칠간 이 자리에서 식힌 뒤 지하 통로로 바로 옆의 냉연공장으로 보낸다는 설명이다.
동부제철은 열연공장을 짓기 전까지는 포스코 등 다른 제철소에서 열연강판을 사 와서 썼다. 열연공장을 지으면서 회사 이름도 ‘동부제강’에서 동부제철로 바꿨다. 준공식 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구상한 일관제철 사업의 꿈을 이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사서 쓰던 제품을 자체 조달하니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다. 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회사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데에도 그 같은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동부제철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174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이종근 동부제철 생산본부장은 “열연강판을 외부 제철소에 주문하고 들여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면서 전체 납품 기간을 최대 90일에서 20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위기 때도 포기하지 않은 투자
이 공장은 2007년 11월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7월 완공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시련에 정면으로 맞서며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열연공장의 의미는 깊다. 총투자비 1조5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직원들은 연봉 30%를 반납하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서고 회사 측도 공기 단축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저탄소 친환경 기술을 사용하는 ‘미래형 제철소’라는 점도 자랑거리다. 전기로 특성상 사용 에너지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데다 폐열을 이용해 고철을 예열하는 콘스틸 설비를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다른 전기로보다 15% 높였다는 설명이다.
당진=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