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떨치고 경영 집중… 운동이 최고”대학때부터 농구-조깅으로 단련요즘도 일주일에 3~5회 파워워킹직원들도 “이상적인 몸매” 극찬
최태홍 한국얀센 대표는 15년째 거의 매일 아침 출근 전 ‘파워워킹 25분, 근력운동 25분’ 룰을 지키고 있다. 그의 배엔 중년의 ‘뱃살’이 자리 잡을 틈이 없다. 원대연 기자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얀센(존슨앤드존슨 제약 계열사)의 직원 회식자리. 한 여직원이 미혼인 동료에게 화두를 던졌다. “OO 씨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야?” “얼굴은 OOO, 성격은 OOO, 몸매는 우리 대표님 정도?”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지만 대개 수긍하는 분위기다.
최태홍 한국얀센 대표(53)의 체격은 174cm, 74kg으로 50대 초반 한국 남성의 평균 체격(168.3cm, 69.4kg)에 비해 큰 편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체지방률이다. 체지방은 몸속에 쌓여 있는 지방을 말한다. 최 대표의 체지방률은 평균치 16.6%보다 1.6%포인트 낮은 15%이다. 중년의 ‘늘어진 뱃살’이 그에겐 없다. 이렇게 건장하고 다부진 체격이니 ‘몸짱 사장님’으로 불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 출근 전 아침운동 “몸-마음 가뿐”
자주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은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고는 힘들다. 하지만 최 대표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는 “부지런하다기보다는 그저 운동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며 “건강은 부수적으로 얻게 됐다”고 말했다. ‘명품 복근’이라 불리는 ‘식스 팩’도 있을까. 다행히(?) “식스 팩은 없다”고 한다. 최 대표는 “식스 팩을 만들려면 따로 운동해야 하고 운동량도 지금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며 웃었다.
○ 서울 약대 ‘놀구부’ 출신
최 대표의 스포츠 라이프는 대학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서울대 약대 76학번 농구부 출신이다. 농구부의 별명은 ‘놀구부’.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매일같이 농구만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경기를 앞두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땡볕에서 뛰었다. 친구들은 “이 손목이 없어야 농구를 그만두지”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당시 약대 농구부는 약대를 ‘허약대’라는 별명으로부터 구해줬다. 약대는 서울대 소속 단과대 중 학생수가 가장 적고 스포츠 경기를 해도 다른 단과대에 번번이 졌다. 그러던 약대가 ‘놀구부’ 덕분에 첫 우승을 했다. 최 대표가 4학년 때였다.
○ 나이대별로 적절한 운동 찾아
최 대표의 운동 방식 중 특이한 점은 나이가 들면서 그에 맞춰 운동의 강도와 종류를 조금씩 바꿔 갔다는 것이다. 우선 40대 중반 이후 격한 농구 시합은 그만뒀다. 필리핀에서 토너먼트 시합을 하는데, 자꾸 같은 부위의 발목을 다치더라는 것. 그는 “순발력이 떨어지니까 부상도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시합은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제 농구공을 아예 잡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50대가 되면서는 조깅 대신 파워워킹을 시작했다. 발바닥 근육에 문제가 생겨서다. 그는 “나이가 들면 같은 운동을 해도 젊을 때보다 조심해야 한다”며 “난 나이 안 들 줄 알았는데, 이제는 쉰 줄이라는 게 실감 나더라”고 말했다.
○ “복잡한 머릿속이 말끔히 비워져”
직원들도 ‘몸짱 사장님’을 보면서 ‘운동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고 한다. 김준석 기획홍보팀 과장은 “30대인 나도 릴레이 회의를 하고 나면 다음 날 아침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데, 같은 시간에 운동하고 출근하는 대표님을 보면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최태홍 사장은 ▼
― 1957년 부산 출생
― 1980년 서울대 약대 졸업
― 1982년 서울대 약대 석사
― 1986년 마이애미대 약학대학원 약리학 박사 수료
― 1987년 한국얀센 입사
― 1994년 마케팅 이사
― 1996년 존슨앤드존슨 아태지역 마케팅 이사
― 1999년 마케팅 상무이사
― 2000년 얀센 필리핀 사장
― 2006년 한국얀센 부사장
― 2007년 한국얀센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