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6·2 지방선거를 겨냥해 어제 초중학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전국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려면 연간 약 2조 원이 든다. 이 많은 돈을 조달하려면 다른 요긴한 교육사업 등에 써야 할 돈을 빼내 오거나, 아니면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학교에서 공짜 점심을 주겠다는 무상급식이야말로 매력적인 공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인이나 공당(公黨)이라면 이런 무책임한 공약을 내놓아선 안 된다. 재정 조달 문제를 먼저 생각하고 형평성과 합리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가 재정이 넉넉하다면 고등학생까지도 무상급식을 못 할 게 없겠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공짜 점심(free lunch)’은 없다. 초중학생 전원 무상급식을 실현하려면 학교의 노후시설 교체비용과 도서구입비 등 다른 예산을 그만큼 줄여야 한다. 다른 교육 현안과 비교해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공교육 수준을 높이고 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생 급식비는 한 끼당 1700원, 중학생은 2500원으로 월 4만∼5만 원이 든다. 저소득층에는 이 정도의 돈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전국 초중고생 가운데 하위계층 학생 13%는 이미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부유층 자녀에게도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이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서민자녀에게 돌아갈 교육예산을 깎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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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에 관계없이 무상급식을 해주기보다는 그 돈으로 서민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합리적이다.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게 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그 편이 낫다. 민주당은 툭하면 이명박 정부가 표방하는 친(親)서민 정책을 허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담 능력이 충분한 계층의 자녀에게까지 공짜 점심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서민의 이익에 반(反)하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