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속 역대 최고성적 김관규 감독 “강제로 훈련하던 시대 지나…메달 행진 솔직히 얼떨떨”
“모든 게 다 잘돼 가고 있습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관규 감독(43)은 제자들의 연이은 메달 소식에 흥분할 법도 하지만 의외로 차분했다. 주위에선 이변이라고 했지만 김 감독은 예상했던 일이 이제야 일어났다는 표정이었다.
김 감독의 지도 아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아 메달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김 감독은 애써 모르는 척했지만 이미 메달 개수가 마음속에 그려진 듯 보였다. 김 감독은 “모든 것이 계획했던 대로 되고 있다. 선수들이 내가 원했던 그대로 경기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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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 ‘어느 종목이든 메달은 가까이 있다. 끝까지 해봐라’며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강제로 시키는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오랜 감독 생활을 하면서 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해의 훈련계획표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체력을 강조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메달은 딸 때 왕창 따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계속 따니 솔직히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감독으로서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었다. “메달 행진이 계속되다 보니 선수들이 느슨해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다음 시즌에 바로 결과가 나오거든요. 빨리 다잡아야죠.”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