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건 237억 갈아타기… 은행·보험 → 증권 많았다
○ 5일간 총 이동 규모 전체의 0.02%
3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 펀드 이동 규모는 2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첫날인 25일 13억 원을 기록한 뒤 26일 46억 원, 27일 53억 원 등 꾸준히 느는 추세다. 같은 기간 이동 건수도 첫날 103건으로 출발해 총 1123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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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 결과만 놓고 보면 이동제 시행과 함께 펀드 갈아타기 열풍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첫 주에 옮긴 펀드 규모는 이동가능 펀드 116조 원 중 0.02%에 불과하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담당자는 “지인들의 권유로 일부 고객들이 펀드를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미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 판매보수 인하 등 추가조치 따라야
동아일보 경제부 증권팀이 최근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고객 2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판매사를 옮길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가 65%에 이르렀다. 특히 펀드 가입금액 5000만 원 이상의 고객 가운데 71%가 ‘옮길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이유로는 ‘복잡하고 귀찮아서’(36%), ‘옮겨 봐야 서비스에 별 차이가 없기 때문’(35%) 등을 들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펀드 구매에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효용은 ‘높은 수익률’인데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부수적이어서 판매사를 옮긴다고 해도 핵심효용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옮길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들은 ‘펀드 가입 이후 부실한 사후관리’(62%), ‘높은 판매보수 등 각종 비용’(28%)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이동제 도입 이후 아직 판매보수를 내린 예가 없어 판매사들이 제도의 취지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도 시행 전에 관련 비용을 내린 펀드도 전체 대상 펀드 2226개 가운데 2.9%인 65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인하한 것도 펀드 판매 당시 받는 판매수수료일 뿐 ‘특별히 해주는 일 없이 매년 운용보수보다 더 많이 챙긴다’는 원성을 받아 온 ‘판매보수’는 요지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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