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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교육계 CEO 초대석/㈜말문터지는영어 류일윤 대표

입력 | 2010-01-26 03:00:00


‘외우는 영어’로는 ‘입다문 영어’ 탈출 못합니다《“암기 위주의 주입식 영어교육으로는 결코 말문이 트이지 않습니다. 원어민이 말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보고 듣고 따라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벙어리 영어’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말문이터지는영어 류일윤 대표이사(사진)는 영어강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대학 졸업 후 7년간 학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문법 강의를 했던 그는 수만 개의 영어단어, 300쪽에 달하는 영문법서적을 달달 외우고도 영어론 말 한마디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국내 영어교육의 한계를 체감했다.》

 “연극 대본 형식의 스토리북 발음-회화 절로 익혀지죠
‘버터영어’누구나 무료이용하는 전자도서관 세울 겁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말문이 트이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그가 교육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강단에서 내려와 학생들이 영어로 직접 말문을 틀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먼저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자녀들만큼은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유창하게 말할 수 있기를 원해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죠. 영어단어와 문장을 외우는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연극을 하는 살아있는 영어수업을 원해요.”

류 대표는 이런 소비자의 욕구와 영어를 가르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교재를 직접 쓰고 커리큘럼을 기획했다. 3년의 연구·개발 끝에 나온 결과물이 바로 말문이터지는영어의 영어전문학원 대표 브랜드인 ‘버터영어’다.

왜 하필 붙인 이름이 버터영어? 류 대표는 “한국식 토종 ‘김치발음’을 원어민의 ‘버터발음’으로 바꾸자는 뜻이 담긴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버터영어는 갓난아이가 부모의 발음을 보고 듣고 따라하면서 말을 배워가는 것처럼 자연스레 영어의 말문을 틔우도록 만드는 데 교육의 초점을 둔다.

버터영어의 수업은 △원어민 강사가 등장하는 DVD 동영상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원어민 강사의 말하는 발음을 그대로 따라한 뒤 △상황별 회화 문장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꿔가며 큰 소리로 말하는 동시통역 연습을 통해 영어문장을 체화하고 △노래, 역할극, 발표 등 다채로운 말하기 활동을 통해 새로 배운 영어문장을 완전히 입에 익도록 만드는 단계별 과정으로 진행된다.

‘한마디라도 제대로 말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는 교육목표인 만큼 모든 수업은 말하기 활동 중심으로 이뤄진다. 류 대표가 읽기 목적의 스토리 북으로 학생들이 말하기 실력까지 쌓도록 스토리 북 자체를 연극대본 형식으로 만든 것도 이런 까닭.

류 대표는 “학생들이 책을 읽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배운 문장을 활용해 직접 말하도록 교재를 만든다”면서 “그래서 교재 이름도 스토리(이야기)와 드라마(연극)를 혼합한 ‘스토마’라고 붙였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3년 9월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인 버터영어는 6년 만에 전국 700여개 가맹학원을 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류 대표는 2006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초등생 대상 전집을 출판하는 ‘글뿌리출판사’를 설립한 것.

“평소 ‘교육의 목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어요. 딸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책에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부터 동화책의 매력에 빠지게 됐어요. 그래서 딸을 위해 직접 한글 동화를 쓰게 됐죠.”

류 대표는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동화책 전집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아이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칸트 키즈 철학동화’는 스테디셀러가 됐고, 사고력과 창의력, 논술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반전동화’와 유아들의 인성, 감성 개발을 위한 ‘성장발달동화’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금까지 글뿌리출판사가 제작한 전집은 총 15종(894권), 단행본은 34권에 이른다. 특히 ‘호기심 과학동화’와 학습만화 ‘SOS과학수호대’, ‘SOS문화수호대’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지에 수출할 정도로 해외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류 대표는 “영어동화인 ‘Playtime in English’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수출 준비 중”이라면서 “올해는 수출을 통해 약 50만 달러의 인세수익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뿌리출판사의 빠른 성장도 ‘엄마들이 사주고 싶은 책,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만든다’는 류 대표의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류 대표는 직원 및 독자들을 대상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책,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란 주제로 아이디어 공모를 하고 채택된 경우 상품이나 상금을 전달한다.

“학부모들이 입학사정관제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죠. 그건 바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스토리를 만드는 거예요. 스토리 생성능력은 바로 독서에서 나오고요.”

류 대표는 독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꿈을 갖고 자기만의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도록 책 기부활동에도 힘을 쏟는다고 했다. 매년 전국 250개 보육원과 장애아동, 다문화가정의 자녀에게 책을 무료로 제공하는 기부활동을 한다.

류 대표의 다음 목표는 버터영어 교재와 글뿌리출판사의 책을 전국 모든 학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전자도서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콘텐츠산업이야말로 최고의 ‘녹색산업’이에요. 최대 그림책 수입국인 한국에서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콘텐츠와 책을 만들겠습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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