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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産學연계 ‘맞춤형 일자리’ 더 만들 수 있다

입력 | 2010-01-19 03:00:00


글로벌 불황에다 ‘고용 없는 성장’ 흐름까지 겹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젊은이가 넘쳐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쓸 만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고심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자금 사정이 좋고 장래성 있는 우량 중소기업도 사정이 비슷하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구인난(求人難)과 청년실업을 함께 줄이기 위해 2006년부터 ‘산학(産學)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용역보고서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에 입사한 전문계 고교 졸업생의 47%가 이 프로그램 선택을 ‘잘한 일’이라고 답해 ‘후회한다’(24%)라는 응답의 약 2배였다. 그러나 후배들에게 ‘프로그램을 권하고 싶다’(43%)는 답은 ‘프로그램을 권하고 싶지 않다’(57%)보다 14%포인트 낮았다. 취업 후 이직(離職)도 적지 않아 현 직장에 계속 근무하겠다는 사람은 28%에 그쳤다. 프로그램을 거친 취업자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기대 수준보다 낮았다. 성과와 함께 한계가 적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산학연계 프로그램’은 공업고 등 전문계 고교나 전문대가 중소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한 뒤, 졸업 전 1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을 해당 기업에 취업하게 하는 제도다. 참여 기업은 학생에게 학자금에 해당하는 교육훈련비와 수당을 지급한 후 노동부 고용보험기금에서 돌려받는다. 지난해에는 전문계 고교 66곳과 전문대 14곳 등 모두 80개 학교의 학생 2000여 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의 효과를 높이려면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빨리 느낄 수 있도록 학교는 실무형 맞춤교육을 강화하고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기술적 측면과 함께 직장 예절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가르쳐 입사 초기 적응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학생들의 프로그램 참여 시기를 앞당기고 지속적으로 사후관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젊은이들이 취업 후 좌절하는 원인 중에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대학 선호’ 현상이 포함돼 있다.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e러닝 시스템이나 사이버 대학을 연계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교 졸업 후 직장을 못 구해 오랫동안 ‘백수’로 보내는 것보다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실무경력을 쌓고 ‘근로의 가치’를 배우는 것이 본인과 사회에 훨씬 도움이 된다. 정부 기업 학교가 산학연계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맞춤형 일자리’를 더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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