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평가 - 반성’ 심포지엄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의 사망선고와 함께 시작된 2000년대 한국문학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돼 왔을까. 크게 ‘환상과 횡단이 보편화된 소설’ ‘전통 서정에 대한 반기로 등장한 실험시의 득세’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용강동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민족문학연구소, 한국작가회의 주관으로 ‘우리 시대 새로운 미학은 탄생했는가, 2000년대 한국문학 평가와 반성’ 심포지엄이 열렸다. 문단 안팎에서 횡행했던 ‘위기론’ ‘종언론’에도 불구하고 10년간 활발하게 형성됐던 문학담론과 창작의 성과를 되짚고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문학평론가 박수연 오창은, 소설가 김재영 김미월, 시인 문동만 김선우 씨 등 50여 명의 문인이 참석한 가운데 1부 ‘총론, 2000년대 한국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2부 ‘미적 혁신과 새로운 감각의 실현’(소설·시)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광고 로드중
시 분과에서는 2000년대 시단을 뜨겁게 달궜던 ‘미래파 논쟁’이 단연 화두였다. 문학평론가 하상일 씨는 전통 서정에 대한 전복, 언어 실험을 기치로 내건 미래파 시인들을 ‘소통의 부재, 재현적 가치의 실종’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이에 대해 이시영 시인은 “이들의 작품을 과거의 방식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미래파’가 정확한 비평용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무의미한 논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선우 시인은 “‘미래파 논쟁’은 시인들의 작업을 범주화함으로써 시단 내 중층의 소외와 배제를 만들어냈다”며 비평 권력화적 측면을 비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